세밑이다.
이맘때가 되면특별히 여행 가라는 법은 없지만,그래서 갈지 안 갈지도 모르지만,몇몇의 여행지가 떠오르는 것은인지상정이다. 털어 놓고 이야기해보면일몰과 일출 명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마도 팍팍한 삶이 때론 힘겹기도 하지만,그래서 아픔을 겪기도 하지만살아온 날이 감사하고,또 나아가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고싶은 소망에서 비롯한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바람은 일상의 관념 때문에종종 좌절되기도 한다.
감동보다는 체증,운치보다는혼잡이 먼저 생각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비교적 발길이 뜸한일출 산행지는 어떨까.
적잖은 수고를 들여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정신을 팍 돌게 하는차가운 칼바람과 새벽 공기가 너무 좋다.
혼자서도 좋고 둘이서면 더 좋고 여럿이면 더할 나위 없다.
한 해를 되돌아보며또다른 새 희망을 쏘기 위해가 볼 만한 일출 산행지 4곳을 소개한다.
동부영남 최고봉이자 영남알프스의 뭇봉들을 호령하는 맏형. 상봉에 서면 공업입국의 꿈을 실현한 울산공단이 아스라하게 펼쳐진다. 신새벽의 태양은 바로 그 앞바다를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이며 솟아 오른다.
장중한 일출이 황홀한데다 접근이 쉬워 지리산 천왕봉 못지 않게 많이 찾는 곳이다.
상봉으로 가는 가장 쉬운 길은 두 군데 정도다.
운문령으로 해서 귀바위~쌀바위~상봉 코스와 석남터널의 석남사,밀양쪽 출구 두 곳의 들머리를 기점으로 가지~능동 주능선에 올라서서 가지산쪽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가 있다.
어느 코스를 택하든 상봉까지 1시간30분쯤 걸린다.
운문령 코스는 귀바위로 오를 때까지의 된비알이 약간 힘들지만 귀바위,쌀바위가 볼 만한 것이 매력이다.
석남터널 코스는 줄곧 오르막으로 올라야 하는 점과 상봉을 바로 앞둔 지점에서 급비탈 거친 길을 걸어야 하는 점이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비교적 평이하고 반반한 등로가 밤길의 위험성을 덜어 주는 것이 강점이다.
일출만 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석남사 주차장쪽 코스를 이용해 볼 만하다.
시간은 운문령 코스보다 1시간이 더 걸리지만 산행을 겸한다는 생각으로 1시간 더 일찍 출발하면 된다.
등로 상태는 비교적 좋아 쾌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지난번 내린 눈이 얼음으로 얼어 붙어 있는 곳이 여럿 있어 아이젠 등 동계장비를 가져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가지산은 특별히 회원모집을 통해 찾아가는 산악회가 없어 자가 승용차를 이용해야 한다.
산행 들머리인 운문령이나 석남터널은 일부 구간에서 개통된 밀양~울산 자동차 전용도로를 통하는 것이 한결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서울산나들목을 빠져나와 언양쪽 램프로 내려오면 곧 언양시내에 닿는다.
이어 다리를 건너면 이전의 밀양 가는 사거리다.
자동차 전용도로는 이곳을 직진으로 통과해 곧 만나는 오른쪽 P턴램프로 연결된다.
이정표에 '석남사 밀양'이라 적혀 있어 참고가 된다.